수소차 지원금이 한창 두둑하던 시절, 저도 진지하게 구입을 고려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알아볼수록 '수소는 그냥 물에서 뽑아내는 거 아닌가?' 하는 아주 단순한 질문 하나가 생겼고, 파고들수록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현재 유통되는 수소의 80% 이상이 화석 연료를 태워 만든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그레이 · 블루수소의 불편한 진실수소 에너지가 친환경이라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연료를 태울 때 물만 나오니까'라고 떠올립니다. 틀린 말은 아닌데, 그 수소를 만드는 과정까지 포함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혹시 수소를 만드는 방식에 색깔이 있다는 거 아십니까?현재 가장 많이 생산되는 방식은 그레이수소입니다. 천연가스에 포함된 메탄(CH₄)을 고온·고압에서 수증기와 반응시켜 수소를 뽑아내는 ..
솔직히 저는 다 쓴 건전지를 그냥 일반 쓰레기통에 버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분리수거함이 눈에 띄지 않으면 그냥 버리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최근에 폐배터리 재활용 연구 현황을 들여다보고 나서, 제가 무심코 버린 그 건전지 하나가 꽤 값비싼 자원을 땅속에 묻어버린 행위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배터리 재활용은 이제 환경 문제를 넘어 산업 경쟁력의 문제가 되었습니다.블랙매스, 쓰레기인 줄 알았더니 수출 상품이었다제가 처음 '블랙매스'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는 무슨 합금 이름인 줄 알았습니다. 블랙매스(Black Mass)란 폐배터리를 해체하고 파쇄한 뒤 나오는 검은 분말 혼합물을 가리키는데, 여기에는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같은 값비싼 양극재 성분과 그래파이트(음극재) 성분..
동남아 여행지를 찾다가 문득 멈칫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가보고 싶었던 섬 중 몇 곳이 "앞으로 수십 년 안에 물에 잠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여행지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곳에서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의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그 억울함에 법으로 맞서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빙하소멸: 수천 년 쌓인 얼음이 수십 년 만에 사라지고 있습니다페루 안데스 산맥 해발 5,000m에는 파스토루리 빙하가 있습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스키 대회가 열렸던 곳인데, 지금은 면적이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습니다. 그 자리에 빙하 호수가 생겨나 점점 커지고 있죠.안데스는 전 세계 열대 빙하의 3분의 2가 몰려 있는 곳입니다. 여기서 열대 빙하란, 적도 인근 고산지대에 형성된 빙하를 말합니..
친환경이라고 표기된 제품에서 1급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된다면 어떻겠습니까. 저는 이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단순한 허위 광고가 아니라 사기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마트에서 그릇 하나를 고르면서도 유약 성분을 따로 찾아보는 저 같은 소비자를 대놓고 우롱하는 행위가 지금 이 순간에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습니다.그린워싱이란 무엇인가 — 위장 환경 주의의 실체그린워싱(Greenwashing)이란 '그린(Green, 환경)'과 '화이트워싱(Whitewashing)'의 합성어입니다. 여기서 화이트워싱이란 실상을 감추고 겉만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눈가림'을 뜻합니다. 두 단어를 합치면, 친환경인 척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환경에 해를 끼치는 위장 환경주의가 됩니다.저는 평소 마트에서 공산품을 살 때 제품 뒷..
솔직히 저는 오이가 살짝 휘어 있으면 손이 안 갔습니다. 딸기도 작고 색이 고르지 않으면 괜히 덜 신선해 보이는 것 같아서 자연스럽게 지나쳤죠.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작물을 키우는 데 든 물, 비료, 사람의 손길은 예쁜 것이나 못생긴 것이나 똑같이 들었을 텐데, 왜 나는 모양 하나로 이 음식의 가치를 판단하고 있었을까요. 이 글은 그 질문에서 시작됩니다.규격 기준이 만들어낸 '탈락의 기준'농산물 유통 현장에는 엄격한 규격 기준이 존재합니다. 유럽에서는 오이 하나에도 길이, 지름, 색깔, 탄력까지 수치화된 기준을 적용해왔습니다. 이 기준은 2009년 공식적으로는 폐지됐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지금도 암묵적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우리나라 사과 산지 유통센터를 보면 상황이 더 와닿습..
솔직히 말하면, 저도 꽤 오래 엉터리로 분리배출을 해왔습니다. 택배 박스에 테이프 붙인 채로 종이 수거함에 던져 넣고, 빨간 줄 그어진 스티로폼 접시도 하얀 것들 사이에 섞어서 버렸습니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플라스틱 배출량은 16%, 비닐은 11% 급증했는데, 정작 제대로 버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분리배출의 기본 원칙부터 헷갈리기 쉬운 항목까지, 제가 직접 찾아보고 정리했습니다.종이 재활용, 다 되는 줄 알았습니다택배가 오면 박스를 납작하게 눌러 종이 수거함에 넣는 게 당연한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알아봤을 때 꽤 당황스러웠습니다. 송장 스티커에는 화학 물질이 첨가되어 있어서 종이와 함께 재활용이 되지 않습니다. 비닐 테이프도 마찬가지입니다. 종이 섬유를 해체해서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