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를 뽑으면 땅이 건강해진다고 철석같이 믿어 왔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그게 꼭 맞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 텃밭을 뒤덮은 잡초를 보며 처음엔 그냥 치워야 할 골칫거리라고만 생각했는데, 파고들수록 이 식물들이 땅을 살리는 방식이 생각보다 훨씬 정교했습니다.텃밭을 뒤덮은 잡초 앞에서올해 어머니께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수술 후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오랫동안 가꿔오시던 텃밭 농사도 자연스럽게 손을 놓으셨고, 저를 포함한 가족 중 아무도 그 땅을 챙겨볼 생각을 못 했습니다.지난 주말, 오랜만에 부모님 댁을 방문했을 때 저는 잠깐 멈칫했습니다. 텃밭이었던 자리가 온통 초록빛 풀 숲으로 바뀌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작 몇 주 사이에 사람 무릎 높이까지 자라버린 잡초들을 보고 솔직히 이건 예..
거실에 새 전자시계를 들여놓은 날부터 잠이 조금씩 이상해졌습니다. 처음엔 설마 저 작은 빛 때문이겠나 싶었는데, 직접 겪어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야간에 노출되는 빛이 수면을 방해하고, 나아가 비만과 각종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외에서 꾸준히 발표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몸으로 먼저 느꼈던 그 경험을 중심으로, 빛과 몸의 관계를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전자시계 하나가 만든 균열 — 일주기 리듬의 배신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아무 생각 없이 거실에 들여놓은 전자시계였는데, 여름에 에어컨을 틀고 방문을 열어둔 채 자다 보니 그 시계 불빛이 침실까지 은근하게 스며들었습니다. 직접 눈에 닿는 빛도 아닌데 잠이 자꾸 얕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결국 다음 날 머리가 ..
전자레인지 전용이라고 표시된 플라스틱 통, 그거 진짜 안전한 거 맞을까요? 저도 몇 달 동안 냉동밥을 플라스틱 용기째 그냥 돌렸습니다. 아무 의심 없이요. 그런데 알고 보니 가열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밥으로 흘러들어올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고, 그날 바로 유리 그릇으로 바꿨습니다. 이 글은 그 경험에서 출발합니다.전자레인지 전용 용기, 그래도 미세플라스틱은 나옵니다저는 아침 식사 문제를 해결하려고 2~3일에 한 번씩 밥을 지어 냉동실에 보관하는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다이소에서 전자레인지 전용이라고 써 있는 플라스틱 밥통을 사 왔고, 꽤 만족스럽게 쓰고 있었습니다. 갓 지은 밥맛이 의외로 잘 살아 있었거든요.그런데 어느 날 미세플라스틱 관련 내용을 접하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냉동밥 ..
솔직히 저는 이산화탄소가 바다에까지 이렇게 깊은 영향을 미친다는 걸 전혀 몰랐습니다. 지난여름 바닷가에서 놀다가 발밑에 깔린 어마어마한 조개껍데기를 보면서 잠깐 이상하다 싶었는데, 그냥 물살에 떠밀려온 거겠지 하고 넘겼거든요.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마냥 우연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 해양 산성화가 조개 같은 패류부터 상어 이빨까지 바닷속 생태계 전반을 흔들고 있는 지금, 제가 느낀 찜찜함이 괜한 걱정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조개 감소, 바다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제가 횟집에서 회보다 해삼이나 멍게, 조개 종류를 훨씬 더 좋아한다는 건 오래된 취향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조개류 가격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끼고 있었는데, 단순히 물가 문제가 아니라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실제로 ..
실리콘 제품의 내열 온도 220도는 "그때까지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라,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분해된다"는 뜻입니다. 저도 이걸 알기 전까지는 실리콘 주걱을 달궈진 프라이팬에 올려두면서 '플라스틱보다 훨씬 낫겠지'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주방에서 매일 쓰는 비닐랩, 실리콘 도구, 알루미늄 호일이 실제로 어떤 상황에서 문제가 되는지, 제가 직접 바꿔본 경험과 함께 정리했습니다.비닐랩, 소재가 뭔지 한 번도 생각 안 했습니다저는 찌개나 볶음 요리가 남으면 그 그릇째로 비닐랩을 씌워서 냉장 보관하고, 다음 날 그냥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편이었습니다. 귀찮기도 했고, '비닐랩이 전자레인지에서 녹지도 않던데 뭐가 문제겠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분리수거를 할 때 비닐봉지 앞에서 한 번씩 멈칫했으면서도..
솔직히 저는 전역하기 전까지 플라스틱이 그냥 다 '플라스틱' 하나인 줄 알았습니다. 군대에서 분리수거를 하면서 처음으로 PP, PS, OTHER라는 글자를 제 손으로 직접 확인했고, 그때부터 플라스틱을 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플라스틱 종류별로 재활용 가능 여부가 전혀 다르다는 것, 지금부터 제가 겪은 이야기로 풀어보겠습니다.군대에서 처음 알게 된 플라스틱 재질 구분전역하고 나서 가장 먼저 달라진 습관이 있습니다. 플라스틱 용기를 집어 들면 바닥이나 옆면에 찍힌 재질 표기를 습관처럼 확인하게 된 것입니다. 군대 가기 전에는 그런 표기가 있다는 것조차 몰랐으니까요.군대에서의 분리수거는 저에게 일종의 충격이었습니다. 작은 비닐 조각 하나도 재질을 확인해서 따로 담아야 했고, 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것들은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