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5년이면 우리나라 인구의 40%가 노인으로 채워집니다. 그 말은 욕창 환자가 지금보다 훨씬 많아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좀 멍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분들의 피부가 오래 눌려 궤양이 생기는 욕창은, 세균 감염으로 번지면 목숨까지 위협하는 무서운 질환인데 마땅한 치료제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 해결책이 거미줄에서 나왔습니다. 대전의 한 연구소에서 거미실크 단백질 대량 생산에 성공했고, 이걸 계기로 욕창 치료부터 신경 재생까지 생체모방 기술이 얼마나 넓은 가능성을 품고 있는지 다시 보게 됐습니다.거미실크 단백질, 왜 지금 주목받는가거미실크 단백질은 거미줄의 유전 정보를 분석해 인공적으로 생산한 순수 단백질입니다. 강도 면에서는 방탄복 소재로 유명한 케블라(Kevl..
모래가 배터리가 될 수 있다는 말, 처음 들었을 때 저도 솔직히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핀란드 스타트업 폴라나이트 에너지가 최대 100MWh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상업용 모래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습니다. 제주도 삼양해수욕장에서 모래찜질을 하다가 이 뉴스를 떠올렸는데, 그 따뜻한 모래 온기가 그냥 묻혀버리는 게 아니라 에너지로 쓰일 수 있다는 발상이 꽤 근사하게 느껴졌습니다.모래가 열을 오래 품는 이유가 뭘까요?이번 여름 제주도 삼양해수욕장에서 모래찜질을 했습니다. 온몸이 찌뿌둥하던 상태였는데, 검은 모래 속에 몸을 묻고 있으니 열기가 오랫동안 사그라들지 않더군요. 그냥 기분 탓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이게 물리적으로 증명된 특성이었습니다.모래는 열전달 계수(Thermal Conductivity..
전국 용수댐 중 유일하게 가뭄 심각 단계가 내려진 운문댐의 저수율이 현재 25%까지 떨어졌습니다. 2년 전 저도 아파트 방송으로 단수 예고를 들었을 때 생수를 잔뜩 주문하려던 기억이 납니다. 가뭄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걸 그때 처음 실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인공강우라는 기술에 관심이 생겼는데, 최근 제주에서 기존 방식과 전혀 다른 전기장 기반 실험이 시작되면서 이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 제대로 짚어보고 싶었습니다.클라우드시딩, 80년 역사가 말해주는 것인공강우의 정식 명칭은 클라우드시딩(Cloud Seeding)입니다. 여기서 클라우드시딩이란 구름 속에 특정 물질을 뿌려 물방울이나 얼음 결정이 성장하기 좋은 조건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기술을 말합니다. 말 그대로 구름에 씨앗을 뿌린다는 뜻이죠.이 ..
친구 집들이 선물로 뭘 사야 하나 폭풍 검색을 하다가 식물 모양 무드등을 발견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가짜 식물에서 빛이 스며 나오는 모습이 유독 눈길을 끌었는데, 그때 문득 든 생각이 하나 있었습니다. 진짜 식물이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다면 어떨까. 알고 보니 그게 이미 현실이 되고 있었습니다.해양생물의 발광 — 심해의 75%는 빛을 낸다제가 직접 심해를 탐사한 건 아니지만,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꽤 오래 멈칫했습니다. 해양생물의 약 75%가 생물 발광(bioluminescence)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서 생물 발광이란 생명체가 체내의 화학 반응을 통해 스스로 빛을 만들어 내는 현상을 말합니다. 전기도, 열도 없이 오직 생화학적 과정만으로 빛을 발산하는 것이죠...
오늘 구내식당에서 미역국을 절반이나 남겼습니다. 평소에도 즐겨먹던 양념소불기가 주메뉴였기 때문에 그 것에 집중하다보니 다른 음식을 먹을 틈이 없었다. 음식물 쓰레기통에 넣으면서 문득 이걸 그냥 버리는 게 맞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그 쓰레기가 전기를 만드는 연료가 됩니다.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바이오가스 촉진법이 바로 그 이야기입니다.음식물 쓰레기가 돈이 된다는 게, 진짜일까요점심을 먹고 나서 쓰레기통 앞에 서면 괜한 죄책감이 생깁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닐 겁니다. 국내에서 하루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약 2만 톤으로, 전체 생활 폐기물의 23.9%를 차지합니다(출처: 환경부). 버리는 것만으로도 이미 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는 셈입니다.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 음식물 쓰레..
솔직히 저는 조류(藻類)를 오랫동안 골칫덩이로만 알았습니다. 여름마다 동네 저수지 수면을 뒤덮는 녹색 덩어리, 어항 유리에 끈질기게 달라붙는 이끼. 그런데 그 '성가신 생물'이 바이오디젤을 만들고, 실내 공기를 정화하고, 심지어 미래 식량 후보로까지 거론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미세조류가 어떻게 그린에너지의 핵심이 될 수 있는지, 직접 공부하며 정리한 내용을 풀어보겠습니다.미세조류와 바이오디젤: 작은 몸에서 뽑아내는 에너지제가 어항을 들여다보다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초록 이끼도 광합성을 하겠지. 그러면 이산화탄소를 먹고 있다는 뜻 아닌가?" 맞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연장선에서 미세조류를 연료로 쓰겠다는 발상이 나온 것이죠.미세조류는 수 마이크로미터에서 수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