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뉴스에서 또 한 번 폭우 특보를 봤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 근처 강이 범람해서 인근 논밭이 통째로 잠겼는데, 그때 처음으로 '이게 영화 얘기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해수면 상승은 태평양 섬나라 얘기라고 여겼던 게 사실인데, 지금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그 생각이 조금씩 흔들립니다.이미 시작된 위기 신호, 숫자로 보면 다르게 보입니다솔직히 말하면, 저도 처음엔 해수면 상승이라는 말을 들어도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북극곰이 빙하 위에 서 있는 사진이나 녹아내리는 빙산 영상을 보면서도 '그래서 우리 일상이랑 무슨 상관이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으니까요.그런데 숫자를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해수면은 약 20cm 올랐습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연간..
아이들이 학교에서 화분을 키운다는 걸 그냥 '정서 교육'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작은 화분 하나가 탄소 순환과 연결된 이야기였습니다. 식물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가장 오래되고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고, 기후 위기라는 무거운 주제가 갑자기 제 일상 가까이로 다가왔습니다. 탄소 중립이 먼 나라 정책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와 직결된 문제라는 걸 실감한 순간이었습니다.탄소 순환이 무너진 이유, 그리고 지구 시스템 모델링이 하는 일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탄소가 나쁜 게 아니라, 탄소가 '있어선 안 될 곳에 너무 많이 있다'는 게 문제라는 설명을 처음 제대로 이해했을 때의 느낌이 그랬습니다. 탄소는 원래 식물의 광합성을 통해 흡수되고, 바다에 녹..
솔직히 저는 태풍이 조용해진 걸 처음엔 그냥 다행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어릴 때 시골에서 논을 바라보며 태풍이 훑고 간 자리에 쓰러진 벼를 보던 기억이 있는 사람으로서, 태풍이 약해졌다는 건 그저 반가운 소식이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들여다보니 그게 전혀 다행이 아닐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올여름, 태평양 바다가 심상치 않게 달아오르고 있고 그 열기가 우리 머리 위에서 어떤 식으로 터질지 아직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엘니뇨와 지구온난화, 두 변수가 겹쳤을 때제가 어렸을 적, 태풍은 해마다 한두 번씩은 반드시 오는 존재였습니다. 논에 벼를 심어놓으면 어김없이 강풍이 지나가며 벼 포기를 쓰러뜨렸고, 그게 싫으면서도 이상하게 익숙한 계절의 리듬이었죠.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그 리듬이 어긋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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