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탕 배달 용기를 씻다가 결국 포기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기름이 굴곡마다 끼어서 아무리 닦아도 개운하지 않고, 결국 대충 헹궈서 플라스틱 분리수거함에 던져 넣곤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알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버리면 재활용이 안 된다는 것을. 그런데 최근 폐플라스틱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뽑아내는 국내 연구를 접하고, 제가 가진 분리수거에 대한 믿음이 꽤 많이 흔들렸습니다.분리수거 현실 — 우리가 믿었던 것과 실제 숫자일반적으로 한국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73%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그 숫자를 믿으며 나름 성실하게 분리수거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확인해보니 이 수치에는 함정이 있었습니다.연료로 태우는 것도 재활용으로 집계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플라스틱 소재로 다시..
오늘 구내식당에서 미역국을 절반이나 남겼습니다. 평소에도 즐겨먹던 양념소불기가 주메뉴였기 때문에 그 것에 집중하다보니 다른 음식을 먹을 틈이 없었다. 음식물 쓰레기통에 넣으면서 문득 이걸 그냥 버리는 게 맞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그 쓰레기가 전기를 만드는 연료가 됩니다.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바이오가스 촉진법이 바로 그 이야기입니다.음식물 쓰레기가 돈이 된다는 게, 진짜일까요점심을 먹고 나서 쓰레기통 앞에 서면 괜한 죄책감이 생깁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닐 겁니다. 국내에서 하루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약 2만 톤으로, 전체 생활 폐기물의 23.9%를 차지합니다(출처: 환경부). 버리는 것만으로도 이미 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는 셈입니다.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 음식물 쓰레..
오늘 아침에도 메일함을 열었다가 저도 모르게 그냥 닫아버렸습니다. 읽지도 않은 광고 메일 수십 통이 쌓여 있었는데, 지우기가 귀찮아서 그냥 두었죠. 그런데 최근에 알게 됐습니다. 그 방치된 메일들이 데이터 센터 서버를 돌리면서 조용히 탄소를 내뿜고 있다는 사실을요. 스마트폰을 쓰는 것 자체가 탄소를 만든다는 이야기, 지금부터 제가 직접 겪어보고 느낀 것들을 바탕으로 풀어보겠습니다.스마트폰 사용이 지구를 데운다는 것, 직접 겪어보니저는 하루 중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 이상을 컴퓨터 앞에서 보냅니다. 메인 노트북에 서브 노트북까지 함께 켜두다 보니, 화면이 꺼질 새가 없습니다. 화장실에 갈 때도 반드시 스마트폰을 들고 갑니다. 그 짧은 3분이 왠지 공허하게 느껴지거든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냥..
2035년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확정됐습니다. 2018년 배출량 대비 최대 61%를 줄여야 하는데, 솔직히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이게 진짜 가능한 숫자인가?' 싶었습니다. 그러다 서해안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망둑어를 낚고 농게를 잡던 그 갯벌이, 이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메우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글을 쓰면서 처음으로 제대로 알게 됐습니다.NDC 목표, 왜 이렇게 갑자기 높아진 걸까요?기존 2030년 NDC 목표는 2018년 대비 40% 감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확정된 2035년 NDC는 53~61%로 훌쩍 뛰어올랐습니다. 목표 연도도 5년 늘었는데 감축 폭은 두 배 가까이 커진 셈이죠. 왜 이렇게 됐을까요?성적표를 먼저 봐야 합니다. 201..
수소차 지원금이 한창 두둑하던 시절, 저도 진지하게 구입을 고려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알아볼수록 '수소는 그냥 물에서 뽑아내는 거 아닌가?' 하는 아주 단순한 질문 하나가 생겼고, 파고들수록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현재 유통되는 수소의 80% 이상이 화석 연료를 태워 만든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그레이 · 블루수소의 불편한 진실수소 에너지가 친환경이라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연료를 태울 때 물만 나오니까'라고 떠올립니다. 틀린 말은 아닌데, 그 수소를 만드는 과정까지 포함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혹시 수소를 만드는 방식에 색깔이 있다는 거 아십니까?현재 가장 많이 생산되는 방식은 그레이수소입니다. 천연가스에 포함된 메탄(CH₄)을 고온·고압에서 수증기와 반응시켜 수소를 뽑아내는 ..
동남아 여행지를 찾다가 문득 멈칫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가보고 싶었던 섬 중 몇 곳이 "앞으로 수십 년 안에 물에 잠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여행지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곳에서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의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그 억울함에 법으로 맞서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빙하소멸: 수천 년 쌓인 얼음이 수십 년 만에 사라지고 있습니다페루 안데스 산맥 해발 5,000m에는 파스토루리 빙하가 있습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스키 대회가 열렸던 곳인데, 지금은 면적이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습니다. 그 자리에 빙하 호수가 생겨나 점점 커지고 있죠.안데스는 전 세계 열대 빙하의 3분의 2가 몰려 있는 곳입니다. 여기서 열대 빙하란, 적도 인근 고산지대에 형성된 빙하를 말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