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가는 길에 축사 냄새를 잔뜩 맡고도 저녁엔 육회 한 접시를 거뜬히 비운 날이 있었습니다. 그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기는 먹고 싶은데, 이 불편함은 없앨 수 없는 걸까? 세포 배양육이 그 질문에 과학적으로 답하려는 기술이라는 걸, 그때는 몰랐습니다.축사 냄새를 맡고 육회를 먹은 날, 배양육을 떠올렸습니다지방 출장을 가던 날이었습니다. 운전 중에 차 안으로 묘하게 쿰쿰한 냄새가 스며들었고, 저도 모르게 창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실수였죠. 창문을 열자마자 냄새가 더 진하게 밀려 들어왔고, 도로 옆 축사 때문이라는 걸 그제야 알았습니다.그날 저녁에는 회사 동료들과 육회를 먹었습니다. 낮에 코를 막게 만들었던 것과 같은 동물에서 나온 고기를 저는 맛있게 먹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러니가 꽤..
전기가 끊긴 건 고작 10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에어컨 한 대가 멈추자 온 가족이 땀을 흘렸고, 저는 그 순간 진지하게 생각했습니다. "에너지 없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사실 지구 곳곳에는 전기도, 수도도, 제대로 된 인프라도 없는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수십억 명에 달합니다. 그 간극을 메우는 것이 바로 '적정 기술'입니다. 첨단 장비 없이도,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만으로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이 기술이 요즘 국내 농촌에서도 조용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지속가능성이라는 말의 무게 — 적정 기술은 왜 다른가여러분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태양광 패널이나 전기차처럼 첨단 기술을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베란다에서 상추를 키워본 적 있으신가요? 물만 열심히 줬는데 줄기가 창문 쪽으로 길쭉하게 뻗어가며 웃자라버린 경험, 저도 올해 똑같이 겪었습니다. 그런데 그 실패가 오히려 수직농장이라는 기술을 다시 보게 만들었습니다. 실내에서 빛, 물, 공기를 인공으로 제어해 작물을 키운다는 개념이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실제로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 과연 이게 정말 현실적인 대안일까요?인공조명과 수경재배, 기술은 어디까지 왔나수직농장(Vertical Farm)이란 건물 실내에서 여러 단으로 선반을 쌓아 작물을 키우는 방식입니다. 흙 대신 양분을 녹인 물을 순환시키는 수경재배(Hydroponics), 혹은 뿌리에 안개처럼 양액을 분사하는 분무경재배(Aeroponics)를 활용하고, 햇빛 대신 LED 인공조명으로 ..
현재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1cm 미만 우주 쓰레기 파편만 1억 7천만 개입니다. 솔직히 이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 저도 믿기지 않았습니다. 인공위성 하나가 우주로 나가면 그걸로 끝이 아니라, 그 잔해들이 수십 년째 궤도를 맴돌고 있다는 현실이 꽤나 찝찝하게 느껴졌습니다.우주 쓰레기, 왜 지금 문제가 됐을까2년 전쯤 유럽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 중에도 카카오톡으로 회사 업무를 처리했는데, 그때는 당연하게 썼던 그 인터넷 연결이 사실은 수백 킬로미터 상공의 인공위성 덕분이라는 걸 새삼 실감했습니다. 전라남도 고흥에서 나로호 인공위성 발사 소식을 접했을 때도 비슷한 감정이었습니다.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인공위성이 저 위로 올라가는 순간, 그 아래에서 살아가는 우리 일상과 직결된다는 것을요.인공위성은 1..
해수어항을 준비하면서 산호초를 처음 알아봤을 때, 솔직히 그게 이렇게 거대한 이야기와 연결될 줄은 몰랐습니다. 어항 하나 꾸미려다가 제주 바다가 조금씩 사막처럼 변해가고 있다는 현실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산호는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라 바다 생태계 전체를 지탱하는 기반이었습니다.바다 사막화, 들어봤지만 실감하기 어려운 말처음 '바다 사막화'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저도 솔직히 잘 와닿지 않았습니다. 바다와 사막은 이미지 자체가 너무 달라서, 머릿속에서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육지도 땅이 메마르고 식물이 사라지면 사막이 되지 않습니까. 바다도 결국 같은 원리입니다. 물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생물이 살아갈 수 없는 환경으로 바뀌는 것입니다.제주 한경면 고산리 앞바다가 딱 그런 상태입니다. 해녀들..
2024년 11월, 아이슬란드 레이캬네스 반도에서 올해만 일곱 번째 화산이 폭발했습니다. 1년 사이 일곱 번이라는 숫자가 처음엔 실감이 안 났습니다. 그러다 학창 시절 과학 시간에 봤던 화산 분출 실험이 떠올랐습니다. 모래로 만든 작은 산이 끓어오르던 그 순간도 압도적이었는데, 실제 화산이라면 어땠을까. 그 무서움은 단순한 자연재해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빙하가 사라지면 화산이 깨어난다화산이 잦아진 게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는 말,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연결이 잘 안 됐습니다. 더워지면 빙하가 녹고, 빙하가 녹으면 화산이 폭발한다니. 그런데 알고 보니 이건 꽤 오래된 과학적 사실이었습니다.아이슬란드 국토의 약 10%는 빙하로 덮여 있고, 활화산 30여 개 중 절반가량이 그 빙하 아래에 묻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