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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배양육 (안전성, 제조 원리, 대중화 전망)

발그레돌 2026. 8. 8. 15:27

목차


      출장 가는 길에 축사 냄새를 잔뜩 맡고도 저녁엔 육회 한 접시를 거뜬히 비운 날이 있었습니다. 그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기는 먹고 싶은데, 이 불편함은 없앨 수 없는 걸까? 세포 배양육이 그 질문에 과학적으로 답하려는 기술이라는 걸, 그때는 몰랐습니다.

    [축사]



    축사 냄새를 맡고 육회를 먹은 날, 배양육을 떠올렸습니다

    지방 출장을 가던 날이었습니다. 운전 중에 차 안으로 묘하게 쿰쿰한 냄새가 스며들었고, 저도 모르게 창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실수였죠. 창문을 열자마자 냄새가 더 진하게 밀려 들어왔고, 도로 옆 축사 때문이라는 걸 그제야 알았습니다.

    그날 저녁에는 회사 동료들과 육회를 먹었습니다. 낮에 코를 막게 만들었던 것과 같은 동물에서 나온 고기를 저는 맛있게 먹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러니가 꽤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사실 가축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는 단순한 불편함의 문제가 아닙니다. 소와 돼지 같은 가축이 내뿜는 메탄가스는 대표적인 온실가스 중 하나입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4.5%가 축산업에서 발생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출처: FAO). 낮에 맡았던 그 냄새는, 어쩌면 그 거대한 문제의 아주 작은 단면이었던 셈입니다.

    그래서 저는 배양육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환경 부담을 줄이면서도 고기를 먹을 수 있다면, 그 두 가지를 동시에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처음엔 "실험실에서 만든 고기"라는 말 자체가 왠지 꺼림칙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요약: 축산업은 전체 온실가스의 약 14.5%를 배출하며, 배양육은 이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입니다.

     

    세포만 키운다고 고기가 되는 게 아닙니다 — 배양육 제조 원리

    배양육을 처음 접했을 때 저도 막연하게 "세포를 엄청 많이 키우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배양육 생산에는 크게 세 단계의 복합 기술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근육 줄기세포(Muscle Stem Cell) 증식 단계입니다. 여기서 근육 줄기세포란 동물의 근육 조직에서 채취한 세포로, 분열을 통해 새로운 근육 세포를 만들어내는 전구 세포를 의미합니다. 이 세포가 안정적으로, 그리고 오래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배양 조건을 정밀하게 맞추는 것이 핵심입니다.

    두 번째는 조직화 기술과 지지체(Scaffold) 설계입니다. 지지체란 세포가 3차원 구조로 자랄 수 있도록 틀을 잡아주는 구조물로, 쉽게 말해 세포들이 붙어서 자라는 발판이라고 보면 됩니다. 저희가 먹는 고기의 식감은 근육 세포 하나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지방, 결합조직, 세포 배열 구조가 함께 형성되어야 비로소 '고기다운 고기'가 됩니다. 현재 기술로는 다짐육이나 가공육 형태는 비교적 잘 구현할 수 있지만, 스테이크처럼 결과 마블링이 살아 있는 통고기 형태는 아직 기술적 발전이 필요한 단계입니다.

    세 번째는 스케일업(Scale-up), 즉 실험실 수준의 기술을 대량 생산 공정으로 확장하는 단계입니다. 규모가 커질수록 세포가 받는 산소, 온도, 영양 공급 환경이 달라지기 때문에 동일한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공정 제어 기술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충남대학교 연구팀은 세포 접착 소재를 활용한 지지체 기술을 기반으로 현재 500L에 달하는 공정 시스템을 확보하는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배양육은 '화학물질 덩어리'가 아닙니다

    배양 과정에서 사용되는 배양액 때문에 "화학물질로 만든 식품"이라는 오해가 생기기도 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 말을 들었을 때 뭔가 찜찜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모든 식품은 수분·단백질·지방·탄수화물이라는 화학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배양액(Cell Culture Medium)이란 세포가 자라는 데 필요한 영양 성분을 녹인 용액으로, 바이오의약품 생산 등 다양한 생명과학 분야에서 이미 오랫동안 사용되어온 표준적인 재료입니다. 배양액은 세포가 성장하는 환경을 제공할 뿐, 그 자체가 최종 제품에 그대로 남는 것이 아닙니다. 최종적으로 우리가 먹게 되는 것은 동물 세포가 성장하고 조직화된 결과물입니다.

    • 근육 줄기세포 채취 → 세포 증식 → 조직화(지지체 적용) → 스케일업(대량 생산 공정)
    • 배양액은 세포 성장을 돕는 영양 환경 제공용이며, 최종 제품에는 잔류하지 않음
    • 무균적·통제된 환경에서 생산되므로 병원체 노출 위험이 전통 축산 대비 낮음
    • 가공육 형태 구현은 현재도 가능하나, 스테이크 등 통고기 구현은 기술 발전이 더 필요함
    요약: 배양육은 세포 증식·조직화·스케일업 세 단계가 결합된 복합 기술이며, 배양액은 화학첨가물이 아닌 세포 성장을 위한 표준 영양 용액입니다.

     

    배양육, 진짜 밥상에 오를 수 있을까 — 안전성과 대중화 전망

    배양육이 안전하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제 경험상 이 질문은 "실험실에서 만든 것이니까 왠지 위험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인상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배양육이 '배양육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더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다른 식품과 마찬가지로 생산 과정에서 품질 관리를 어떻게 했느냐가 안전성을 결정합니다. 오히려 무균적이고 통제된 환경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전통 축산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항생제 남용이나 병원체 노출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싱가포르 식품청(SFA) 등 일부 국가의 식품 안전 기관은 배양육 제품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여 판매를 승인한 바 있습니다(출처: 미국 FDA).

    그렇다면 대중화까지는 얼마나 걸릴까요? 솔직히 이건 예상보다 훨씬 더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대량 생산 공정의 안정화, 생산 비용 절감이라는 두 가지 큰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세포를 키우는 환경을 정밀하게 유지해야 하고, 대형 배양 장비와 설비 비용이 여전히 높습니다.

    여기에 소비자 인식의 문제도 빠질 수 없습니다. 아무리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해도 "실험실 고기"라는 심리적 거부감은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제 주변에도 이 얘기를 꺼내면 "그냥 평범한 고기 먹으면 되지 않냐"는 반응이 먼저 나옵니다. 그 심리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배양육이 기존 축산을 단번에 대체하려는 기술이 아니라, 미래 단백질 공급을 다양화하는 '하나의 선택지'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걸 알면 조금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축산업은 고기 생산만을 위한 산업이 아닙니다. 농업 생태계, 지역 경제, 다양한 부산물 산업과 연결된 복잡한 구조입니다. 배양육과 기존 축산이 경쟁이 아닌 역할 분담의 관계로 함께 발전하는 방향이 훨씬 현실적인 미래로 보입니다.

    요약: 배양육은 FDA 등 주요 식품 안전 기관의 검토를 통해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대중화까지는 생산 비용 절감과 소비자 인식 개선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육고기]

     

    자주 묻는 질문

    Q. 배양육은 진짜 고기인가요, 아니면 고기 대체식품인가요?

    A. 배양육은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대체육과는 다릅니다. 동물에서 채취한 근육 줄기세포를 실제로 배양·증식시켜 만들기 때문에 세포 구성 자체는 동물 고기와 동일합니다. 다만 도축 없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새로운 형태의 고기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Q. 배양육 먹으면 몸에 이상한 성분이 들어오는 거 아닌가요?

    A. 배양 과정에서 사용하는 배양액이 그대로 음식에 남는다는 오해가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배양액은 세포 성장 환경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며, 최종 제품은 세포가 조직화된 결과물입니다. 다른 식품과 마찬가지로 생산 공정과 품질 관리 기준에 따라 안전성이 결정됩니다.

     

    Q. 배양육 맛이 진짜 고기보다 많이 떨어지나요?

    A. 무조건 떨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짐육이나 가공육 형태에서는 기존 고기와 비슷한 맛과 식감 구현이 이미 가능한 수준입니다. 다만 스테이크처럼 마블링과 조직 결이 중요한 통고기는 아직 기술적 발전이 필요하며, 지방 조직과 3차원 구조 구현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 차이는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Q. 배양육이 환경에 실제로 도움이 되나요?

    A. 잠재적으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단순하게 "무조건 친환경"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세포 배양에 필요한 온도 유지와 대형 설비 운영에 상당한 전력이 소비되기 때문에, 어떤 에너지로 생산하느냐에 따라 환경 부담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기반의 생산 체계가 함께 갖춰질 때 진정한 환경적 이점이 실현될 가능성이 큽니다.

     

    Q. 배양육은 언제쯤 마트에서 살 수 있게 되나요?

    A. 싱가포르와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제한적인 판매가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가 동네 마트에서 쉽게 접하는 수준의 대중화까지는 생산 비용 절감, 규제 기준 정립, 소비자 인식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결론

    출장길 축사 냄새와 저녁 육회 한 접시 사이에서 느꼈던 그 불편한 간극이 저를 배양육이라는 기술로 이끌었습니다. 배양육은 단순히 고기를 실험실에서 흉내 내는 기술이 아닙니다. 근육 줄기세포 배양부터 지지체 설계, 스케일업에 이르는 복합 기술이 결합된 미래 식품 기술입니다.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기술이 기존 축산을 적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함께 역할을 나누면서 식탁의 선택지를 넓히는 방향으로 발전하길 바랍니다. 제 경험상, 어떤 기술이든 처음엔 낯설고 찜찜하게 느껴지지만 원리를 알고 나면 생각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배양육도 그런 기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ENdErmSUH0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