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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저도 꽤 오래 엉터리로 분리배출을 해왔습니다. 택배 박스에 테이프 붙인 채로 종이 수거함에 던져 넣고, 빨간 줄 그어진 스티로폼 접시도 하얀 것들 사이에 섞어서 버렸습니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플라스틱 배출량은 16%, 비닐은 11% 급증했는데, 정작 제대로 버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분리배출의 기본 원칙부터 헷갈리기 쉬운 항목까지, 제가 직접 찾아보고 정리했습니다.

종이 재활용, 다 되는 줄 알았습니다
택배가 오면 박스를 납작하게 눌러 종이 수거함에 넣는 게 당연한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알아봤을 때 꽤 당황스러웠습니다. 송장 스티커에는 화학 물질이 첨가되어 있어서 종이와 함께 재활용이 되지 않습니다. 비닐 테이프도 마찬가지입니다. 종이 섬유를 해체해서 다시 종이로 만드는 제지(製紙) 공정, 쉽게 말해 폐지를 물에 풀어 새 종이 원료로 되살리는 과정에서 이 두 가지는 방해 요소가 됩니다. 반드시 떼고 버려야 합니다.
비닐 코팅 여부도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비닐 코팅이란 종이 표면에 얇은 플라스틱 필름을 입히는 가공을 말하는데, 양면이 코팅된 종이는 제지 공정에서 종이 섬유가 풀어지지 않아 재활용이 불가능합니다. 손으로 찢어봤을 때 잘 안 찢어지면 코팅됐다고 보면 됩니다. 반면 한쪽 면만 코팅된 종이 용기는 일반 폐지와 섞어 배출해도 됩니다.
종이팩도 두 종류로 나뉩니다. 일반 우유팩과 멸균팩이 따로 구분되는 이유는, 멸균팩에는 알루미늄 박이 추가로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종이팩이라도 재활용 공정이 달라서 제지사로 보내는 경로가 다릅니다. 거주 지역에 따로 구분 수거함이 없다면, 주민센터나 생협 매장에 종이팩 전용 수거함이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게 좋습니다.
영수증도 종이로 버리면 안 됩니다. 감열지(感熱紙)라고 불리는 영수증 재질에는 비스페놀 A 등 화학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일반 폐지로 넣으면 재활용 품질을 떨어뜨립니다. 반드시 종량제 봉투로 배출해야 합니다.
- 택배 박스 송장·비닐 테이프 → 반드시 제거 후 쓰레기 배출
- 양면 비닐 코팅 종이 → 종량제 봉투
- 멸균팩·일반 우유팩 → 가능하면 구분 배출, 전용 수거함 활용
- 영수증(감열지) → 종량제 봉투
플라스틱 분류, 투명 페트병부터 OTHER 표시까지
제가 군대에 있을 때는 비닐봉지도 종류별로 구분해서 버렸습니다. 그런데 막상 사회에 나와보니 현실은 달랐습니다. 분리수거장에 플라스틱 통 하나 덩그러니 있고, 사람들은 그냥 넣고 가는 게 전부였습니다. 아무리 분리배출을 열심히 해도 실제 재활용되는 비율이 높지 않다는 이야기를 접했을 때 개인적으로 꽤 충격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꼼꼼하게 알아보게 됐습니다.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건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입니다. 생수·음료용 투명 페트병만 해당되고, 샴푸나 세제, 화장품, 기름 등의 용기는 투명하더라도 일반 플라스틱으로 배출해야 합니다. 투명 페트(PET)는 녹여서 고품질 섬유 원료로 재활용하거나 다시 페트병으로 만들 수 있는데, 여기서 PET란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의 약자로 가볍고 투명하며 재활용 가치가 높은 플라스틱 재질을 말합니다. 라벨은 반드시 소비자가 제거해 비닐로 따로 배출하고, 뚜껑은 압축 후 닫아서 배출하면 됩니다(출처: 환경부).
용기 바닥에 'OTHER'라고 표시된 제품은 어떻게 할까요. 화장품 용기처럼 OTHER 표기된 것들은 재활용이 안 됩니다. 선별장(選別場), 즉 분리배출된 재활용품을 종류별로 골라내는 시설에서 선별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반면 즉석밥 용기는 OTHER 표시가 있어도 분리 배출이 가능합니다. 헷갈리는 이유는 같은 표기인데 결과가 다르기 때문인데, 제품에 따라 실제 재질 구성이 달라서입니다.
알약 포장재(PTP 포장)나 빨대, 칫솔처럼 부피가 작은 플라스틱은 분리배출해도 재활용이 되지 않습니다. 선별 과정에서 크기가 너무 작아 기계가 잡아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현재로서는 종량제 봉투로 배출하는 게 맞습니다.
비행분리 원칙, 스티로폼과 비닐의 함정
분리배출의 기본 원칙을 '비행분리'라고 합니다. 비워야 하고, 헹궈야 하고, 분리해야 하며, 섞지 않아야 한다는 네 가지 원칙입니다. 쉽게 말해 내용물을 완전히 제거하고 깨끗이 씻은 뒤, 재질별로 나눠서 버리라는 뜻입니다. 당연한 것 같지만 실제로 다 지키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저도 솔직히 바쁠 때는 헹구는 걸 대충 넘겼습니다.
스티로폼은 의외의 함정이 있습니다. 흰색 스티로폼만 재활용이 됩니다. 빨간 줄이 그어진 스티로폼 접시나, 과일을 싸는 망 형태의 완충재, 그리고 색상이 있는 스티로폼은 발포폴리스티렌(EPS) 재활용 기준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EPS란 스티로폼의 공식 명칭으로, 폴리스티렌을 발포(부풀려) 만든 경량 충전재를 뜻합니다. 또한 스티로폼에 붙어 있는 테이프나 송장은 반드시 제거해야 합니다. 붙인 채로 버리면 통째로 일반 쓰레기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비닐은 생각보다 범위가 넓습니다. 뽁뽁이(에어캡)도, 은박지가 붙은 뽁뽁이도 비닐로 분리배출하면 됩니다. 양파망도 비닐입니다. 단 한 가지 주의할 것이 있는데, PVC(폴리염화비닐) 재질의 랩입니다. PVC란 염소 성분이 포함된 플라스틱으로 일반 비닐과 함께 압축 성형하면 유해 물질이 발생할 수 있어 반드시 분리해야 합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식품용 랩이 PVC인 경우가 있으니 재질 확인이 필요합니다(출처: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아이스팩도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물 아이스팩은 물을 변기에 버리고 비닐만 분리배출하면 됩니다. 젤 형태의 아이스팩은 젤을 종량제 봉투에 짜낸 후 비닐만 배출하거나, 주변의 아이스팩 재사용 수거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됩니다. 헷갈릴 때는 '내 손안에 분리배출' 앱을 이용하면 품목별로 정확한 배출 방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택배 박스 송장 안 떼고 버려도 되나요?
A. 안 됩니다. 송장에는 화학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종이 섬유를 재생하는 제지 공정을 방해합니다. 비닐 테이프도 마찬가지로 반드시 제거한 뒤 종이 박스만 배출해야 합니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이 두 가지만 떼도 재활용 품질이 달라집니다.
Q. 투명한 샴푸 용기도 투명 페트병으로 버려야 하나요?
A. 아닙니다. 투명 페트병 별도 배출 대상은 생수와 음료 용기에 한정됩니다. 샴푸, 세제, 화장품, 식용유 등의 용기는 투명하더라도 일반 플라스틱으로 배출해야 합니다. 재질이나 성분 잔류물이 달라 고품질 재활용 공정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Q. 빨간 줄 있는 스티로폼 접시는 왜 재활용이 안 되나요?
A. 색이 들어간 스티로폼은 EPS(발포폴리스티렌) 재활용 선별 기준에서 흰색만 허용하기 때문입니다. 착색 스티로폼이 섞이면 재활용 EPS의 품질이 떨어져 활용도가 낮아집니다. 빨간 줄 접시를 비롯해 색상이 있는 스티로폼은 종량제 봉투에 배출하는 것이 맞습니다.
Q. 페트병 라벨 안 떼도 되나요?
A. 일반 유리병 라벨은 재활용 공정에서 자동으로 분리되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투명 페트병 라벨은 반드시 소비자가 직접 제거해야 합니다. 라벨은 비닐로 따로 배출하고, 페트병은 압축 후 뚜껑을 닫아 투명 페트병 수거함에 넣으면 됩니다.
Q. 아이스팩 젤은 어떻게 버리나요?
A. 젤 아이스팩의 내용물은 하수구로 버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젤을 종량제 봉투에 짜낸 뒤 겉 비닐은 비닐로 분리배출하는 방법, 통째로 종량제 봉투에 배출하는 방법, 또는 지역 내 아이스팩 재사용 수거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됩니다.
결론
분리배출을 꾸준히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제대로 알고 보니 틀린 부분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종이에도 재활용이 안 되는 종이가 있고, 투명 플라스틱이라고 다 같은 방식으로 버리는 게 아니라는 점은 제 경험상 많은 분들이 놓치는 부분입니다. 열심히 분리배출을 해도 방법이 틀리면 결국 일반 쓰레기가 됩니다. 그 사실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아까웠습니다.
앞으로는 헷갈리는 품목이 생기면 '내 손안에 분리배출' 앱을 검색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을 권합니다. 또한 올해부터 분리배출 표시에 재활용 불가 마크가 추가됐으니, 제품 구입 시 확인하는 것도 좋습니다. 작은 습관 하나가 선별장에서의 재활용률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저부터 다시 점검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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