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행지를 찾다가 문득 멈칫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가보고 싶었던 섬 중 몇 곳이 "앞으로 수십 년 안에 물에 잠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여행지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곳에서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의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그 억울함에 법으로 맞서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빙하소멸: 수천 년 쌓인 얼음이 수십 년 만에 사라지고 있습니다페루 안데스 산맥 해발 5,000m에는 파스토루리 빙하가 있습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스키 대회가 열렸던 곳인데, 지금은 면적이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습니다. 그 자리에 빙하 호수가 생겨나 점점 커지고 있죠.안데스는 전 세계 열대 빙하의 3분의 2가 몰려 있는 곳입니다. 여기서 열대 빙하란, 적도 인근 고산지대에 형성된 빙하를 말합니..
친환경이라고 표기된 제품에서 1급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된다면 어떻겠습니까. 저는 이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단순한 허위 광고가 아니라 사기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마트에서 그릇 하나를 고르면서도 유약 성분을 따로 찾아보는 저 같은 소비자를 대놓고 우롱하는 행위가 지금 이 순간에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습니다.그린워싱이란 무엇인가 — 위장 환경 주의의 실체그린워싱(Greenwashing)이란 '그린(Green, 환경)'과 '화이트워싱(Whitewashing)'의 합성어입니다. 여기서 화이트워싱이란 실상을 감추고 겉만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눈가림'을 뜻합니다. 두 단어를 합치면, 친환경인 척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환경에 해를 끼치는 위장 환경주의가 됩니다.저는 평소 마트에서 공산품을 살 때 제품 뒷..
솔직히 저는 오이가 살짝 휘어 있으면 손이 안 갔습니다. 딸기도 작고 색이 고르지 않으면 괜히 덜 신선해 보이는 것 같아서 자연스럽게 지나쳤죠.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작물을 키우는 데 든 물, 비료, 사람의 손길은 예쁜 것이나 못생긴 것이나 똑같이 들었을 텐데, 왜 나는 모양 하나로 이 음식의 가치를 판단하고 있었을까요. 이 글은 그 질문에서 시작됩니다.규격 기준이 만들어낸 '탈락의 기준'농산물 유통 현장에는 엄격한 규격 기준이 존재합니다. 유럽에서는 오이 하나에도 길이, 지름, 색깔, 탄력까지 수치화된 기준을 적용해왔습니다. 이 기준은 2009년 공식적으로는 폐지됐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지금도 암묵적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우리나라 사과 산지 유통센터를 보면 상황이 더 와닿습..
솔직히 말하면, 저도 꽤 오래 엉터리로 분리배출을 해왔습니다. 택배 박스에 테이프 붙인 채로 종이 수거함에 던져 넣고, 빨간 줄 그어진 스티로폼 접시도 하얀 것들 사이에 섞어서 버렸습니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플라스틱 배출량은 16%, 비닐은 11% 급증했는데, 정작 제대로 버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분리배출의 기본 원칙부터 헷갈리기 쉬운 항목까지, 제가 직접 찾아보고 정리했습니다.종이 재활용, 다 되는 줄 알았습니다택배가 오면 박스를 납작하게 눌러 종이 수거함에 넣는 게 당연한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알아봤을 때 꽤 당황스러웠습니다. 송장 스티커에는 화학 물질이 첨가되어 있어서 종이와 함께 재활용이 되지 않습니다. 비닐 테이프도 마찬가지입니다. 종이 섬유를 해체해서 다..
올여름 뉴스에서 또 한 번 폭우 특보를 봤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 근처 강이 범람해서 인근 논밭이 통째로 잠겼는데, 그때 처음으로 '이게 영화 얘기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해수면 상승은 태평양 섬나라 얘기라고 여겼던 게 사실인데, 지금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그 생각이 조금씩 흔들립니다.이미 시작된 위기 신호, 숫자로 보면 다르게 보입니다솔직히 말하면, 저도 처음엔 해수면 상승이라는 말을 들어도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북극곰이 빙하 위에 서 있는 사진이나 녹아내리는 빙산 영상을 보면서도 '그래서 우리 일상이랑 무슨 상관이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으니까요.그런데 숫자를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해수면은 약 20cm 올랐습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연간..
캠핑 준비를 할 때마다 저는 습관처럼 종이컵과 일회용 접시를 챙겼습니다. 자연을 즐기러 가면서 자연에 해가 되는 쓰레기를 만들러 가는 셈인데, 그 아이러니를 알면서도 행동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써왔던 플라스틱이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 산처럼 쌓이고 있다는 사실, 그 산이 전국에 무려 235개에 달한다는 현실을 마주하면 더 이상 모른 척하기 어려워집니다.쓰레기 산, 어쩌다 우리 동네 옆에 생겼나아파트 단지 분리수거장에 쌓인 일반쓰레기 봉투를 보면서 "이게 다 어디로 가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저도 그 생각을 했지만 그때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 쓰레기들이 향하는 곳 중 일부는 허가받은 처리 용량을 100배 넘게 초과해 불법으로 방치된 폐기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