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생수병 라벨 하나가 기업 생존과 연결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라벨 없는 물병을 손에 들고 나서야, 이 작은 변화 뒤에 기업이 얼마나 큰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지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ESG 경영은 더 이상 착한 기업의 마케팅 문구가 아닙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와 투자를 위한 실질적인 입장권이 되었습니다.ESG와 CSR, 뭐가 다른 걸까요?처음에 저도 ESG와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같은 개념으로 뭉뚱그려 이해했습니다. 둘 다 결국 "착하게 하는 기업 활동" 아닌가? 하고요. 그런데 이 두 개념은 출발점 자체가 다릅니다.CSR은 기업이 이익을 낸 뒤 사회에 환원하는 행위입니다. 쉽게 말해 길가의 나무에 물을 주는 것처럼, 경영과 분리된 선행에 가깝습니다. 반..
아이들이 학교에서 화분을 키운다는 걸 그냥 '정서 교육'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작은 화분 하나가 탄소 순환과 연결된 이야기였습니다. 식물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가장 오래되고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고, 기후 위기라는 무거운 주제가 갑자기 제 일상 가까이로 다가왔습니다. 탄소 중립이 먼 나라 정책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와 직결된 문제라는 걸 실감한 순간이었습니다.탄소 순환이 무너진 이유, 그리고 지구 시스템 모델링이 하는 일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탄소가 나쁜 게 아니라, 탄소가 '있어선 안 될 곳에 너무 많이 있다'는 게 문제라는 설명을 처음 제대로 이해했을 때의 느낌이 그랬습니다. 탄소는 원래 식물의 광합성을 통해 흡수되고, 바다에 녹..
솔직히 저는 태풍이 조용해진 걸 처음엔 그냥 다행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어릴 때 시골에서 논을 바라보며 태풍이 훑고 간 자리에 쓰러진 벼를 보던 기억이 있는 사람으로서, 태풍이 약해졌다는 건 그저 반가운 소식이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들여다보니 그게 전혀 다행이 아닐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올여름, 태평양 바다가 심상치 않게 달아오르고 있고 그 열기가 우리 머리 위에서 어떤 식으로 터질지 아직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엘니뇨와 지구온난화, 두 변수가 겹쳤을 때제가 어렸을 적, 태풍은 해마다 한두 번씩은 반드시 오는 존재였습니다. 논에 벼를 심어놓으면 어김없이 강풍이 지나가며 벼 포기를 쓰러뜨렸고, 그게 싫으면서도 이상하게 익숙한 계절의 리듬이었죠.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그 리듬이 어긋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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