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가 배터리가 될 수 있다는 말, 처음 들었을 때 저도 솔직히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핀란드 스타트업 폴라나이트 에너지가 최대 100MWh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상업용 모래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습니다. 제주도 삼양해수욕장에서 모래찜질을 하다가 이 뉴스를 떠올렸는데, 그 따뜻한 모래 온기가 그냥 묻혀버리는 게 아니라 에너지로 쓰일 수 있다는 발상이 꽤 근사하게 느껴졌습니다.모래가 열을 오래 품는 이유가 뭘까요?이번 여름 제주도 삼양해수욕장에서 모래찜질을 했습니다. 온몸이 찌뿌둥하던 상태였는데, 검은 모래 속에 몸을 묻고 있으니 열기가 오랫동안 사그라들지 않더군요. 그냥 기분 탓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이게 물리적으로 증명된 특성이었습니다.모래는 열전달 계수(Thermal Conductivity..
길을 걷는 것만으로 전기를 만들 수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사실 이건 이미 상용화된 이야기입니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바닥에서 전기가 만들어지는 기술, 압전 에너지(Piezoelectric Energy)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제가 처음 이 개념을 제대로 이해한 건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대형 피아노 건반 모양의 설치물 덕분이었습니다. 그 위를 밟는 순간 소리와 빛이 동시에 반응했고, 저는 그 자리에서 학교종과 나비야를 연주하다 주변 시선을 한몸에 받았습니다.정압전 효과: 발 한 번 내딛는 것도 발전 행위다제가 그날 밟았던 피아노 건반 설치물, 사실 그게 압전 에너지 기술의 원리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당시엔 그냥 신기한 체험 기구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안에는 꽤 ..
아이들이 학교에서 태양광 자동차를 만들어 왔던 날, 저는 그 작은 장난감이 나무 그늘에 들어서는 순간 멈춰버리는 걸 보고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빛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는 게 그렇게 직관적으로 느껴진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연구실에서는 그 한계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돌파하려는 시도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태양전지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상용화를 가로막던 벽, 대면적에서 무너지다솔직히 처음 시골 도로를 달리다 광활한 땅을 덮은 태양광 패널들을 봤을 때, 저는 저게 과연 도시에서도 가능한 기술일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무겁고 두꺼운 패널을 옥상에 얹는다는 게 생각보다 큰 부담이라는 걸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페로브스카이트는 그 발상 자체를 뒤집는..
솔직히 말하면 저는 대선 토론에서 후보들이 'RE100'을 언급할 때 정확히 무슨 뜻인지 몰랐습니다. 탄소가 문제라는 건 알았지만, 그게 우리 기업들의 수출 생사와 직결된 문제라는 건 그때 몰랐습니다. 국내 RE100 이행률이 고작 19.1%에 불과하다는 수치를 접하고 나서야 상황이 꽤 심각하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이행률, 실제로 얼마나 심각한가어릴 때 만들어본 태양열 자동차, 바닷가에서 봤던 거대한 풍력발전기. 그때만 해도 저는 저런 게 진짜 에너지를 만든다는 게 반신반의했습니다. 풍력발전기 프로펠러가 그렇게 천천히 도는데 전기가 나온다고? 솔직히 그게 말이 되나 싶었습니다.그런데 실제 수치를 보니 그 의심보다 더 당혹스러운 현실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비중은 8.6%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