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따라 낚시터에 간 날, 처음으로 물 위에 떠 있는 건물 바닥에 누워봤습니다. 발 아래로 미세하게 흔들리는 그 감각이 꽤 낯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제가 처음 느껴본 '부유식 건축'이었던 셈입니다. 그 기억을 떠올리게 된 건 전 세계에서 실제로 물 위에 도시를 짓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부터였습니다. 공상과학 영화 속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던 장면들이 지금 이 순간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물 위에서 잠든 날, 그리고 부유식 구조물의 진짜 문제일반적으로 수상 건축물은 단순히 물에 띄운 구조물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아버지와 함께 간 낚시터는 뗏목처럼 생긴 수상 건물이었는데, 걷거나 몸을 뒤척일 때마다 바닥이 미세하게 기울었습니다. 안에 잠깐 누웠다가 생각보다 깊은 잠..
올여름 뉴스에서 또 한 번 폭우 특보를 봤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 근처 강이 범람해서 인근 논밭이 통째로 잠겼는데, 그때 처음으로 '이게 영화 얘기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해수면 상승은 태평양 섬나라 얘기라고 여겼던 게 사실인데, 지금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그 생각이 조금씩 흔들립니다.이미 시작된 위기 신호, 숫자로 보면 다르게 보입니다솔직히 말하면, 저도 처음엔 해수면 상승이라는 말을 들어도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북극곰이 빙하 위에 서 있는 사진이나 녹아내리는 빙산 영상을 보면서도 '그래서 우리 일상이랑 무슨 상관이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으니까요.그런데 숫자를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해수면은 약 20cm 올랐습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