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꿀 생산량의 70% 이상이 아카시나무와 밤나무 단 두 종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좀 불안해졌습니다. 두 종류의 나무가 사라지면 국내 양봉 산업이 그대로 무너진다는 뜻이니까요. 그런데 이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할 수 있는 자생 식물이 있다는 걸, 저는 정전이 난 어느 여름 밤에 호롱불 얘기를 떠올리다가 처음 알게 됐습니다.밀원식물로서의 쉬나무, 생각보다 훨씬 대단했습니다밀원(蜜源)이라는 단어, 처음 들으면 낯설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꿀의 근원, 즉 꿀벌이 화밀(花蜜)을 수집하러 찾아오는 식물을 뜻합니다. 여기서 화밀이란 꽃에서 분비되는 당분이 풍부한 액체로, 꿀벌이 이걸 모아 가공하면 비로소 우리가 먹는 꿀이 됩니다. 출퇴근길에 봄이면 아카시아 꽃 향기가 나..
봄꽃 사진을 찍으러 갔다가 꿀벌이 날아들면 귀찮다고 손을 내젓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귀찮은 존재가 보이지 않습니다. 꿀벌이 담당하고 있는 자연 생태계에서의 역할을 너무나도 잘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난겨울에만 국내에서 최소 141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졌습니다. 꿀이 없어진 게 아니라, 우리 밥상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꿀벌이 사라진다는 게 왜 밥상 문제일까몇 년 전 구례 벚꽃 축제에 갔을 때 일입니다. 활짝 핀 벚꽃 가지에 카메라를 들이대는데 꿀벌들이 자꾸 날아들었습니다. 그때는 솔직히 좀 무섭고 귀찮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해가 갈수록 봄꽃 주변에서 꿀벌을 보는 일 자체가 드물어지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꿀벌은 단순히 꿀을 만드는 곤충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