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빙하가 우리나라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몇 년 전 스위스 융프라우에 올라갔을 때 눈과 얼음이 생각보다 훨씬 적어서 처음엔 그냥 실망했는데, 이제 와서 돌아보면 그게 실망으로 끝날 일이 아니었습니다. 빙하가 사라지면 해양순환이 멈추고, 수자원이 고갈되고, 사람들이 살던 땅을 버리고 떠나야 합니다. 그 연쇄 고리가 이미 시작된 상태라는 게 지금은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해양순환 — 지구의 심장이 느려지고 있다융프라우에서 발을 디뎠을 때 바닥이 축축했습니다. 여름이니까 당연하다고 넘겼는데, 제가 조사한 자료를 보고 나서야 그 축축함이 얼마나 심각한 신호였는지 알았습니다. 지난 40년간 그린란드 빙하 약 1조 톤이 녹아 바다로 흘러들었습니다(출처: NASA Climate). 매년 수백억 ..
동남아 여행지를 찾다가 문득 멈칫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가보고 싶었던 섬 중 몇 곳이 "앞으로 수십 년 안에 물에 잠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여행지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곳에서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의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그 억울함에 법으로 맞서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빙하소멸: 수천 년 쌓인 얼음이 수십 년 만에 사라지고 있습니다페루 안데스 산맥 해발 5,000m에는 파스토루리 빙하가 있습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스키 대회가 열렸던 곳인데, 지금은 면적이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습니다. 그 자리에 빙하 호수가 생겨나 점점 커지고 있죠.안데스는 전 세계 열대 빙하의 3분의 2가 몰려 있는 곳입니다. 여기서 열대 빙하란, 적도 인근 고산지대에 형성된 빙하를 말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