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빙하가 우리나라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몇 년 전 스위스 융프라우에 올라갔을 때 눈과 얼음이 생각보다 훨씬 적어서 처음엔 그냥 실망했는데, 이제 와서 돌아보면 그게 실망으로 끝날 일이 아니었습니다. 빙하가 사라지면 해양순환이 멈추고, 수자원이 고갈되고, 사람들이 살던 땅을 버리고 떠나야 합니다. 그 연쇄 고리가 이미 시작된 상태라는 게 지금은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해양순환 — 지구의 심장이 느려지고 있다융프라우에서 발을 디뎠을 때 바닥이 축축했습니다. 여름이니까 당연하다고 넘겼는데, 제가 조사한 자료를 보고 나서야 그 축축함이 얼마나 심각한 신호였는지 알았습니다. 지난 40년간 그린란드 빙하 약 1조 톤이 녹아 바다로 흘러들었습니다(출처: NASA Climate). 매년 수백억 ..
올여름 뉴스에서 또 한 번 폭우 특보를 봤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 근처 강이 범람해서 인근 논밭이 통째로 잠겼는데, 그때 처음으로 '이게 영화 얘기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해수면 상승은 태평양 섬나라 얘기라고 여겼던 게 사실인데, 지금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그 생각이 조금씩 흔들립니다.이미 시작된 위기 신호, 숫자로 보면 다르게 보입니다솔직히 말하면, 저도 처음엔 해수면 상승이라는 말을 들어도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북극곰이 빙하 위에 서 있는 사진이나 녹아내리는 빙산 영상을 보면서도 '그래서 우리 일상이랑 무슨 상관이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으니까요.그런데 숫자를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해수면은 약 20cm 올랐습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