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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조류(藻類)를 오랫동안 골칫덩이로만 알았습니다. 여름마다 동네 저수지 수면을 뒤덮는 녹색 덩어리, 어항 유리에 끈질기게 달라붙는 이끼. 그런데 그 '성가신 생물'이 바이오디젤을 만들고, 실내 공기를 정화하고, 심지어 미래 식량 후보로까지 거론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미세조류가 어떻게 그린에너지의 핵심이 될 수 있는지, 직접 공부하며 정리한 내용을 풀어보겠습니다.

미세조류와 바이오디젤: 작은 몸에서 뽑아내는 에너지
제가 어항을 들여다보다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초록 이끼도 광합성을 하겠지. 그러면 이산화탄소를 먹고 있다는 뜻 아닌가?" 맞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연장선에서 미세조류를 연료로 쓰겠다는 발상이 나온 것이죠.
미세조류는 수 마이크로미터에서 수백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단세포 광합성 생물입니다. 여기서 단세포 광합성 생물이란, 하나의 세포만으로 이루어져 있으면서도 햇빛·물·이산화탄소를 받아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생물을 뜻합니다. 이 과정에서 세포 안에 중성 지방을 축적하는데, 바로 이 중성 지방이 바이오디젤의 원료가 됩니다. 중성 지방이란 글리세롤과 지방산이 결합한 형태의 지질로, 경유와 유사한 구조를 가져 화학 처리를 거치면 실제 디젤 연료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기존 바이오매스 원료인 옥수수·사탕수수와 비교하면 미세조류의 강점이 도드라집니다. 곡물 자원은 경작지가 필요하고, 가격이 오르면 식량 문제와 직결됩니다. 반면 미세조류는 연중 20회 이상 수확이 가능하고, 배양 조건에 따라 체내 지질 함량을 최대 70%까지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육상 식물이 비슷한 지질을 쌓으려면 수개월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차원이 다른 속도입니다.
그 중에서도 클로렐라는 가장 주목받는 종입니다. 클로렐라란 담수에 사는 단세포 녹조류의 일종으로, 개체 하나를 일주일간 배양하면 약 10만 개로 불어날 만큼 번식력이 뛰어나고 지질 함량도 풍부합니다. 실제 연구 현장에서는 전기 천공법(electroporation)을 이용해 클로렐라의 형질을 전환하는 작업도 병행됩니다. 전기 천공법이란 전기 자극으로 세포막에 순간적인 구멍을 내어 외부 유전자를 삽입하는 기술로, 지질 생산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연구의 기초가 됩니다.
오일을 뽑아내는 공정도 흥미롭습니다. 10톤 규모 배양 수조 세 개를 한 달 가동하면 건조 미세조류 약 50kg을 얻을 수 있고, 지질 함유량을 30%로 가정했을 때 평균 150L의 바이오디젤을 추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수조 양 끝에 설치된 플로우 디플렉터(flow deflector)는 미세조류가 한곳에 쌓여 생장이 멈추는 데드 존을 방지하고, 물레방아처럼 회전하는 수차가 균일한 성장 환경을 유지시킵니다. 건조한 미세조류를 곱게 분쇄하고, 추출한 조유(粗油)에서 산소를 제거하는 정제 공정을 거쳐야 비로소 석유와 유사한 성질의 바이오디젤이 완성됩니다.
- 미세조류는 연중 20회 이상 수확 가능 — 옥수수 등 곡물 대비 생산 주기가 압도적으로 짧습니다.
- 배양 조건에 따라 체내 지질 함량을 최대 70%까지 높일 수 있어 바이오디젤 원료 효율이 높습니다.
- 10톤 수조 3기 한 달 가동 시 약 150L 바이오디젤 추출이 가능합니다(지질 함유량 30% 기준).
- 클로렐라는 번식력과 지질 함량 모두 우수해 현재 바이오디젤 연구의 핵심 균주로 꼽힙니다.
탄소저감과 스피루리나: 골칫덩이가 공기청정기가 되다
제가 어릴 때부터 녹조를 나쁜 것으로만 여겼던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강이나 저수지 수면을 덮으면 물속으로 산소가 녹아드는 면적이 줄어들어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인식이 워낙 강해서, 조류가 오히려 산소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체감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직접 관련 내용을 찾아보고 나서야 비로소 "아, 문제는 조류 자체가 아니라 과잉 번식이었구나"라는 걸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지구 전체 산소 생산량 가운데 미세조류가 약 50%를 담당하고, 해조류 같은 거대 조류가 25%, 나머지 25%를 육지 식물이 채운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수치를 보는 순간 저도 솔직히 놀랐습니다. 나무와 풀이 전부인 줄 알았던 산소 공급원의 절반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단세포 생물이라니요.
그 중에서도 스피루리나는 탄소저감 분야에서 특히 눈에 띄는 종입니다. 스피루리나란 나선형 구조를 가진 남조류(시아노박테리아)의 일종으로, 최적 생장 온도가 약 32도에 달해 고온 환경에서도 왕성하게 번식하는 특성을 가집니다. 클로렐라보다 세포 크기가 100~150배 커서 250마이크로미터 이상으로 자라면 체처럼 걸러 수확할 수 있다는 점도 실용적입니다.
스피루리나를 이용한 공기정화 장치는 외부 공기를 흡입해 배양관 안에 최대한 오래 머물게 만드는 순환 구조로 작동합니다. 공기 속 이산화탄소와 유해 물질을 스피루리나가 흡수하고, 그 자리에 산소를 내뿜는 방식입니다. 생물학적 탄소 포집(Bio-CCS) 기술의 원리와 맞닿아 있는 접근인데, 생물학적 탄소 포집이란 화학적 처리 대신 살아있는 생물의 광합성을 활용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고정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스피루리나의 쓰임새는 탄소저감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UN 식량농업기구(FAO)는 스피루리나를 미래 식량으로 공식 지정했고(출처: FAO 스피루리나 페이지),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함유한 덕분에 우주 비행사의 우주식품으로도 제공되고 있습니다. 가축 사료로 활용하면 장내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 가스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으며, 폐자재와 미세조류를 혼합해 만든 바이오 베지 블록(Bio Vegi Block)이 농작물 생장을 촉진한다는 실험도 진행 중입니다. 제가 어항 이끼를 매번 귀찮게 닦아내던 그 생물이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걸쳐 가능성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이, 솔직히 아직도 좀 신기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미세조류 바이오디젤이 기존 경유를 대체할 수 있나요?
A. 현재는 생산 단가가 기존 경유보다 훨씬 높아 대규모 상업화까지는 갈 길이 남아 있습니다. 다만 지질 함량을 높이는 형질 전환 연구와 배양 시설 효율화가 동시에 진행 중이어서, 단가 경쟁력이 갖춰지는 시점에는 실질적인 대체 연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Q. 스피루리나와 클로렐라는 어떻게 다른가요?
A.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크기입니다. 스피루리나는 클로렐라보다 세포가 100~150배 커서 체에 걸러 수확할 수 있고, 나선형 구조를 가진 남조류입니다. 클로렐라는 크기가 작은 대신 지질 함량이 풍부해 바이오디젤 원료로 더 적합하고, 스피루리나는 탄소저감·식품·공기정화 쪽에서 더 많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Q. 강이나 저수지 녹조를 에너지 원료로 바로 쓸 수는 없나요?
A. 자연 발생 녹조는 종류가 섞여 있고 오염 물질을 흡수했을 가능성이 있어 바이오디젤 원료로 바로 활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연구 현장에서는 지질 생산성이 검증된 특정 균주를 통제된 배양 환경에서 키우는 방식을 씁니다. 다만 자연 녹조를 제어하는 기술과 미세조류 배양 기술이 함께 발전하면 연계 활용 가능성이 열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미세조류로 만든 바이오디젤은 환경에 정말 이롭나요?
A. 연소 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건 사실이지만, 미세조류가 자라는 과정에서 그만큼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탄소 순환 측면에서 화석 연료보다 훨씬 유리합니다. 다만 배양·건조·정제 공정에 에너지가 투입된다는 점에서, 전 과정 탄소 발자국(Life Cycle Assessment)을 따지면 아직 개선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결론
어항 이끼를 닦아내면서 짜증을 내던 제가 미세조류를 에너지·탄소저감·식량 세 가지 문제의 해법으로 바라보게 됐다는 게, 돌이켜보면 꽤 극적인 인식의 변화입니다. 생장이 빠르고 지질이 풍부하다는 특성이 연료 쪽에서 빛을 발하고, 광합성으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기본 원리가 탄소저감과 공기정화로 이어지고, 영양 성분이 풍부하다는 점이 식품과 사료로 연결됩니다. 필요 없는 것이 유용하게 쓰이는 순간이 이런 거구나 싶었습니다.
상업화까지 넘어야 할 기술적·경제적 허들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연구 속도를 보면, 미세조류가 그저 저수지 표면의 골칫덩이로만 남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관심이 생겼다면 스피루리나나 클로렐라 배양 관련 논문이나 국내외 연구 기관의 보고서를 한 번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생각보다 가까이 와 있는 기술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